공동설립자 '두 친구'


인사말


재단법인 익천문화재단 길동무가 이제 막 출범했습니다. 외람되게도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만 한 제가 '길동무 재단' 공동이사장의 한 사람으로 부름을 받아 세상에 첫 인사를 드리려 하니, 기쁘고 자랑스러운 마음보다는 감당키 어려운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기만 합니다.

그렇다고는 해도, 한편으론 앞으로 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조그마한 공동체를 통하여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, 우정과 연대의 '관계'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삼 가슴이 설레입니다.

비영리 공익 재단법인의 최종 인가와 함께 서울 방배동에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조그마한 쉼터의 공간을 마련하고, 이제 막 길동무 재단의 역사적 첫걸음을 떼지만, 우리는 어떤 거창한 깃발도 내걸지는 않기로 했습니다.

문화재단 길동무는 한없이 조촐하고 겸허한 자세로 이 삭막한 자본의 시대에 '덕불고필유린(德不孤必有隣)'의 옛 가르침을 감히 본받고자 합니다. 거대한 물질문명의 위력과 혼탁한 시대의 가난으로 날이 갈수록 왜소하고 남루해지는 이 땅의 모든 문화예술인들, 특히 시인, 작가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에게 문화재단 길동무의 소박한 공간이 작으나마 삶에의 온기와 위로, 용기를 줄 수 있는 쉼터이자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꿈꿔봅니다.

시작은 비록 초라하고 미약합니다만, 수많은 새로운 만남과 환대, 소통과 연대를 통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'길동무'들의 열린 사랑방, 우정과 연대의 작은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저희 재단의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.

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저희들의 뜻깊은 출발을 지켜봐주시고, 앞으로도 끊임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두 손 모아 빌겠습니다.

2021년 3월 새봄에
공동이사장 김판수